추자도 관광 포인트 — 나바론 하늘길·돈대산·올레 18-1

추자도는 행정구역상 제주시에 속하지만 제주와 완도 사이 한가운데에 떠 있는 섬입니다. 그래서 말씨도 풍습도 전라도 쪽에 가깝고, 제주 본섬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큰 섬 두 개와 여러 무인도가 모인 군도라 걸을 곳이 많고, 배로만 닿을 수 있어 사람이 몰리지 않습니다.

나바론 하늘길 — 이 섬의 간판

상추자도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절벽 능선길입니다. 깎아지른 바위벽이 영화 나바론 요새에 나오는 지중해 절벽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용둠벙 전망대에서 추자등대까지 약 2km 구간이고, 걷는 데 한 시간 반쯤 걸립니다.

길 자체는 정비돼 있지만 한쪽이 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구간이 이어집니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모자가 날아갈 정도이니 아이를 데리고 가신다면 손을 잡고 걸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해 질 무렵 빛이 절벽에 걸릴 때가 가장 인상적입니다.

돈대산과 봉글레산

돈대산은 하추자도에 있는 해발 164m의 추자도 최고봉입니다. 낮아 보이지만 바다에서 곧장 솟은 산이라 정상에 서면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그 사이를 잇는 추자대교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해맞이길이 조성돼 있어 일출 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봉글레산은 상추자도 쪽 산입니다. 추자항에서 오르막을 따라 올라가면 마을과 항구가 발밑에 펼쳐집니다. 두 산 모두 왕복 두 시간 안쪽이라 반나절 일정에도 하나쯤은 넣을 수 있습니다.

최영 장군 사당

고려 말 장수 최영과 추자도의 인연에서 비롯된 사당입니다. 1374년 제주 원정에 나섰던 최영이 풍랑을 만나 추자도에 머물게 되었고, 그때 주민들에게 그물로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주민들이 그 은덕을 기려 사당을 세웠고, 지금도 해마다 제를 올립니다.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1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규모가 큰 건물은 아닙니다. 다만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이 섬에 육백 년 넘게 이어진 제사가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섬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조기잡이로 먹고살던 섬이었고, 그 조기가 지금의 추자 참굴비로 이어집니다.

황경한의 묘와 눈물의 십자가

하추자도 예초리 산 중턱에 있는 무덤입니다. 황사영 백서 사건으로 알려진 황사영과 정난주 마리아 부부의 아들 황경한이 묻혀 있습니다.

정난주는 남편이 처형된 뒤 제주로 유배되던 길에 젖먹이 아들을 추자도에 남겼습니다. 어미가 노비 신분이면 자식도 평생 노비로 살아야 했기에, 죽은 것으로 꾸며 섬에 두고 간 것입니다. 갯바위에 남겨진 아이는 오씨 성을 가진 어부가 거두어 친아들처럼 키웠고, 그 후손이 지금도 섬에 살고 있습니다. 두 집안이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뜻으로, 추자도에서는 황씨와 오씨가 서로 혼인하지 않는 풍습이 이어져 왔습니다. 천주교 순례지로 찾는 이들이 많고, 무덤 가는 길목에 ‘눈물의 십자가’가 세워져 있습니다.

제주올레 18-1 코스

추자도 전체를 한 바퀴 도는 제주올레 코스가 있습니다. 총 18.2km, 완주에 여덟 시간 안팎이 걸립니다. 위에서 소개한 곳들이 대부분 이 코스 위에 있습니다.

문제는 배 시각입니다. 아침에 들어와 저녁에 나가는 당일 일정으로는 섬에 머무는 시간이 예닐곱 시간뿐이라 완주가 빠듯합니다. 그래서 상추자 구간과 하추자 구간으로 나눠 이틀에 걷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하루만 쓸 수 있다면 나바론 하늘길이 있는 상추자 쪽을 고르시는 편이 만족도가 높습니다.

일정추천 구간대략 소요
당일치기상추자 — 봉글레산·나바론 하늘길·추자등대4~5시간
1박 2일18-1 코스 전 구간이틀에 걸쳐 8시간
반나절추자항 주변·추자대교·최영 장군 사당2~3시간

참굴비와 먹을거리

추자도 하면 참굴비입니다. 이 바다에서 잡은 조기를 섬에서 말려 파는데, 굴비 하면 흔히 떠올리는 영광 법성포 굴비의 원재료 상당수가 추자 근해에서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항구 주변 상점에서 상자 단위로 살 수 있고, 택배로 부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식당은 상추자도 추자항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수가 많지 않고 저녁 일찍 문을 닫는 곳도 있어, 배에서 내려 숙소에 짐을 풀기 전에 식사 시간을 먼저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감성돔 낚시로 유명한 섬이라 낚시객을 상대하는 민박이 많고, 성수기 주말에는 방이 금세 찹니다.

언제 가면 좋은가

걷기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입니다. 여름에는 절벽길에 그늘이 거의 없어 한낮 트레킹이 고되고, 겨울에는 북서풍이 강해 배가 자주 묶입니다. 낚시가 목적이라면 감성돔 시즌인 늦가을과 초겨울이 성수기입니다.

준비물은 단순합니다.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 바람막이, 그리고 물입니다. 코스 중간에 매점이 거의 없어 상추자항이나 신양항 주변에서 미리 사 두어야 합니다. 편의점 수도 적으니 상비약이나 세면도구도 챙겨 오시는 편이 편합니다.

추자도는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외에도 추포도, 횡간도 같은 유인도와 여러 무인도가 모여 있는 군도입니다. 부속 섬에는 정기 여객선이 따로 다니지 않아 마을배를 이용해야 하므로, 처음 오신다면 두 큰 섬만 도는 일정이 무난합니다.

다녀오기 전에

이 섬은 배편이 일정을 결정합니다. 어느 항구에서 몇 시 배를 타느냐에 따라 걸을 수 있는 코스가 달라지므로, 코스를 먼저 정하지 마시고 추자도 여객선 시간표를 보고 체류 시간을 계산한 다음 일정을 짜시길 권합니다. 상추자와 하추자 중 어디에 내리는지도 코스 순서를 좌우합니다. 이는 추자도 배 내리는 곳에 정리했고, 항로 전체는 추자도 배편 정리에서 비교하실 수 있습니다.

공식 자료